[기자수첩] 담양의 초록, 대나무 축제의 성공적인 여정
검색 입력폼
탑뉴스
[기자수첩] 담양의 초록, 대나무 축제의 성공적인 여정
  • 입력 : 2025. 05.08(목) 11:21
  • 정처칠 기자
[호남인뉴스] 담양의 봄은 대나무의 숨결이 살아 있는 초록으로 물든다. 흔한 신록이 아니다. ‘담양다움’이 온전히 깃든 초록이다. 올해로 24회를 맞은 담양대나무축제가 5월 초, 그 고유한 색채로 다시 한 번 돌아왔다.

‘담양, 초록에 물들다’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생태, 예술, 관광이 교차하는 정교한 문화무대였다. 대표 행사인 ‘대나무 퍼레이드’에서는 지역 주민과 예술단체들이 참여해 대나무를 소재로 한 창작물과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았다.

낮에는 대나무 숲을 따라 부는 바람 속에서 국악과 팝페라가 울려 퍼졌고, 밤이면 죽녹원이 무료 개장되며 야경과 라이트쇼가 방문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입장권을 지역 상품권으로 환급한 시도는 지역경제와의 연대를 보여준 기민한 기획이었다.

축제는 죽순요리 경연대회, 어린이 뮤지컬, 대나무 앙상블 등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리며, 담양이 ‘그저 그런 축제의 도시’가 아니라 ‘찾고 싶은 도시’가 되었음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축제는 지난 4월 2일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철원 군수가 취임 직후 치른 제10회 추월산 벚꽃축제에 이어 연달아 성공적으로 치른 대규모 행사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매끄러운 운영과 높은 만족도를 끌어낸 점은 지역사회 안팎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이 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단순한 숫자나 흥행의 성과를 넘어선다. 대나무를 중심에 둔 이 행사는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삶의 속도를 되돌아보게 한다. 그 길의 끝엔 ‘지속 가능성’이라는 조용한 가치가 자리하고 있다.

정철원 군수의 말처럼, 담양대나무축제가 감동을 남기며 세계로 향하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그루 대나무처럼 묵묵히 뿌리를 내리며 오래도록 푸르게 머물기를 바란다.
정처칠 기자 honami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