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자들과의 아련한 추억은 물론 초임교사시절 희노애락이 녹아 있는 곳이 때문이다.그런 장소가 섬마을 오지라면 그런 마음은 더 간절하다.
하지만 막상 행으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초임교사에서 정년퇴임이라는 세월만큼이나 많이 것들이 변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행으로 실천한 교사의 가슴 뭉클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지역사회 큰 울림이 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신안군 하의고등학교 윤리교사로 첫 발령을 받아 근무했던 하동연(63)교사. 하 교사는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제자 두 명에게 퇴직금 2억 원을 쾌척했다. 제자들이 어린시절부터 꿈꿔 왔던 꿈을 펼쳐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선뜻 내어준 퇴직금이다.
제자들은 하교사의 퇴직금으로 4.11톤급 해성호(연안 복합)를 매입해 지난 24일 진수식을 가졌다. 이날 진수식은 하 교사는 물론 하교사의 지인, 2구(피섬) 마을 주민과 지역단체 임원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해성호의 공동선주가 된 하 교사의 제자 김광권, 김남진 씨는 어릴 적부터 어업에 대한 열망이 높아 고향에 머물며 마을어업과 잠수로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제자들은 그동안 맨손어업의 한계를 느끼면서 어선을 구매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려 왔지만 경제적 한계 탓에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었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하 교사는 제자들을 위해 퇴직금은 선뜻 건넸다.
하동연 교사는 “초임지인 하의면의 좋았던 추억과 그리움을 잊지 못하고 제자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보태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자 김광권, 김남진 씨는 “항상 제자들을 자식처럼 사랑하던 선생님께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어른이 된 지금까지 보살펴 주심에 감사드린다"며 "바다에서 꿈을 펼치게 도와주신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도록 어업활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정종신 기자 honami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