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에 소원하던 학교에 입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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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에 소원하던 학교에 입학합니다"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지난 6일 성인 문해반 227명 만학도 입학식
  • 입력 : 2024. 03.11(월) 10:40
  • 정종신 기자
지난 6일,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성인 문해교육프로그램 초등·중학학습자들의 입학식 전경/사진제공=전남교육통
[호남in뉴스] 지난 6일, 만학도의 요람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 성인 문해교육프로그램 초등·중학학습자들의 입학식이 진행됐다. 신입생은 초등 188명, 중학 39명 총 227명이다.

이날 참석한 신입생들의 얼굴에서는 설렘이 가득했다. 올해 입학식을 치른 학습자들은 5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전남 인근 여러 지역에서 배움을 찾아 학교 문을 두드렸다.

식이 시작되기 전 식전 행사에서는 단상 앞에 교사들이 모두 나와 신나는 노래와 율동으로 흥을 돋우며 참석한 모든 이들과 함께 즐거운 분위기였다.

초등과정에 입학하는 최고령의 학습자 김*자(여, 80세) 씨는 나이 스물에 결혼하여 60년 가까이 옷 가게를 하며 지내 오다 어릴 적 못 배운 공부의 한을 풀고자 80세가 된 지금의 나이에 드디어 학교를 찾았다고 한다. 풍족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딸이라서 학교에 보내주지 않아 공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 김*자 씨의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학습자 임*선(61세) 씨는 학교에 오기 전까지 20여 년 동안 지역 내 고등학교 급식실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배움이 짧아 늘 부끄러웠고, 남모르는 가슴앓이를 하며 살아왔다. 이제 퇴직을 하고, 그동안 한이 됐던 공부에 도전한다고 말하는 임해선 씨의 얼굴에 설렘이 가득 묻어 났다.

또한 올해 중학 과정에 입학하는 박*만(남, 75세) 씨는 신안군 지도읍에서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야만 학교에 올 수 있다. 농사일도 하면서 올해 학교에 갈 마음으로 작년에는 틈틈이 영어 공부도 했다고 한다. 노후에 공부만 하다 생을 마치는 게 소원이라며 활기찬 목소리로 말하는 박*만 씨에게서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이처럼 젊어서는 자식 낳아 기르고, 또 먹고 사느라 학교 문턱 넘을 생각은 감히 꿈에서나 해 본 이들에게 뒤늦은 배움에 대한 도전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리라. 지금 늦깎이 배움의 인생을 시작하는 만학도에게 건강과 행운이 함께하기를 응원해 본다.

한편,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부설 평생교육원의 성인 문해 교육프로그램은 초등 1, 2, 3단계와 중학 1, 2, 3단계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자료출처=전남교육통



정종신 기자 honaminnews@naver.com